버드나무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이용악

 

누나랑 누이랑

뽕 오디 따라 다니던 길ㅅ가엔

이쁜 아가씨 목을 맨 버드나무

 

백 년 기대리는 구렝이 숨었다는 버드남엔*

하루사리도 호랑나비도 들어만 가면

다시 나올 상싶잖은

검은 구멍이 입 버리고 있었것만

 

북으로 가는 남도치들이

산ㅅ길을 바라보고선 그만 맥을 버리고

코올콜 낮잠 자던 버드나무 그늘

 

사시사철 하얗게 보이는

머언 봉우리 구름을 부르고

마을선

평화로운 듯 밤마다 등불을 밝혔다





* "버드남엔"에서 "남"의 "ㅁ"의 원표기는 "ㅁ + ㄱ"임.

곽효환 엮음 , 『이용악 시선』, 지식을민드는지식, 2012년, 61쪽.





+ Recent posts